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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2012-14. from Maroc/Sidi Moussa Ben Ali ■ Morocco

브슬라마_마지막 만찬 .. 인 샤 알 라

집을 구하다 살 집이 없어

임지가 변경되고 기관도 변경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리고  집도 물려받을 수 있었다.

선배단원과의 시기도 적절하게 맞았고 여러 도우심이 있었다.

진짜 한방에 럭키 빵 터져 버렸다. 이런 복이 어디있을까.

나의 상황에는 더 없이 좋고 기적과 환희의 시간.

그러나, 시디무사 벤 알리의 다르딸리바인 이 기관에는.... 참 죄송한 일이다.

정말 도움이 꼭 필요한 곳,, 그리고 단원이 홀현단신으로 버티기 굉장히 어려운 곳,

시디무사에서의 시간동안 상당히 많은 성장이 있었고 그 뒤엔 철철 흐르는 피눈물이 있었다.

살 집이 없어서 임지가 변경되는것... 기관장님께 너무 죄송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살 집이 없는 것이지 현지인들은 다 사는 집이다.

변경이 결정이 되고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들었는지 모른다.

우선.. 땅끝까지 죄송한 마음. 그리고 시작도 전에 지쳐버린 나.

'봉사하러 온 사람으로서 너무 많은 바램이 있나...'라는 자책.

많은것을 바랬나.. 라고 되묻고 마음을 다잡기엔 너무 위험한 집주변의 환경과 흙 투성이의 미완성 집들.

어제 국내훈련 영상을 보면서 지금 이순간 간과했던 '내가 여기있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물론 2년의 임기동안 살 집을 구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한번 콘트라를 작성하면 집 옮기는 일이 쉽지 않으므로 매우 신중해야한다.

비는 새지 않는지, 햇빛은 잘 들어오는지, 물은 잘 나오는지, 벌레나 쥐가 많지는 않은지.. 등등

이래저래 우여곡절도 많았고 어려움이 많아서 교육을 시작하기도 전에 난관으로 인해 지쳐버린 나에게

집보다 더 중요한 '내가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일에 힘쓰라는 도우심이 아닐까.

 

마지막 날 저녁

그나마 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잘 먹어서 나에게 모든 음식에 고추를 넣어주셨다.

마지막까지 감동이다.. 심지어 기관장님은 고추넣은 요리 잘 못드신다. 너무 맵다고..

그리고 임지변경 소식을 듣고 모하메디아 굉장히 좋다고 해주시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도저히..

그냥 고개 푹 숙이고 마지막이니 힘써서 먹었다. 이번엔 남기지 않도록.

 

샐러드까지 고추가 들어가있었다. ㅋㅋㅋㅋㅋ

때론 아기같으신 기관장님 ㅋㅋㅋㅋㅋㅋ

 

이제 홉스 안녕.

건강을 위해 당분간 브슬라마

는 쉬프트 믄뱃!

 

과일을 잘 먹자 마지막에 이것도....

눈여겨 보시다 좋아하는 것을 주신다. 마지막까지..

 

내 사랑 바가리르.

이거 맨으로 먹는건줄 알았는데 이렇게 꿀이랑 치즈랑 발라먹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이들에게 밀가루는 밥 치즈랑 꿀은 반찬개념..

맨으로 먹는 나에게 이렇게 먹으라며 알려주시는데

난 그간 한국에서 맨밥만 먹는 상황을 모로코에서 연출하고있었던 것이다 ㅋㅋㅋ

 

이렇게 먹으니 한국의 길거리 와플맛이랑 비슷했다.

이거 맛난다. 자주 사먹을것 같다.

이렇게 마지막 나의 만찬으로 시디무사 벤 알리는 안녕이었다.

다시 방문 할 수 있을까?

그땐 열심히 언어공부에 박차를 가해

내가 하고싶은 말을 전하고 싶다.

"보여주신 사랑에 감사합니다. 모로코에서의 첫 적응기동안 많은 것을 배워가요.

도우러 온 사람이지만 보호받고 사랑받고 늘 받기만 하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라고 현지어로 못해서.... 손짓발짓으로 설명하다

기관장님이 나에게 하고픈말과 내가 전하고픈 말을 서로 못알아듣고

"슈크란 브제프 아나 투헤시툭 브제프"(많이 감사합니다, 보고싶어요)

이렇게 서로 똑같이 말해버리고 끝나버리는 인사.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반은 나의 마음을 말로 전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