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님댁은 다르딸리바(학생의집) 안에 조촐하게 마련되어있다.
따라서 내가 홈스테이하면서 잠을 잘 방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좋은 기관장님 당신의 방을 내어주신다.
아무리 홈스테이 비용을 코이카측에서 지불해주어도
이건 쉬운일이 아니다.
침대는 당연 깨끗하게 미리 준비시켜 주시고
당신이 쓰시던 서랍, 옷장 모두 다 비워주시며 쓰라하신다.
굳이 비워줄 필요 없다고 손짓 발짓으로 설명해도 막무가내다. 편히 쓰라며....
어서 집을 구해 방을 비워드려야지..
건강을 위해 선식을 챙겨왔으나.... 먹지 못했다 ㅜ
이거와 물과 우유면 된다고 야씬과 전화로 통역해서 말씀드렸는데도...
소용 없다 ㅋㅋㅋㅋㅋㅋ
알았다고 하시곤 연신 주신다 ㅋㅋㅋ
나의 위를 위해서 내일아침부터는 성공해야겠다.
기관장님 침대는 나의 공간.
단 2주일뿐일텐데.. 나같으면 방 못비워준다;;;;
나의 짐 한가득.
오늘부터 살롱도 내 점령지이다.
기관에서 희미하게 잡히는 와이파이존은 이곳뿐이 없다.
이민가방을 보관해둔 방이 서늘하여 가져온 한국음식이 당분간은 상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기관장님댁의 냉장고는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갑자기 "틀레자...다르딸리바.."어쩌구 저쩌구 하시는거다.
뭔소린가.. 했더니
당신들 냉장고 속 음식들 모두를 다르딸리바 냉장고로 옮길테니
내가 가져온 음식을 이 냉장고에 채우라는 것이였다 ㅎㅎ
처음에 이 냉장고를 나 준다는 소리인줄 알고;; 이게 뭔가.. 했는데..
너무 받으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착각을 하는가보다.
싹싹 비워주신 냉장고.. 처음 보여주셨을때 이 냉장고 꽉 꽉 꽉 차 있었다.
이렇게 내 것으로 모두 바꿔채우고 나서
나로인해 하루종일 집을 치우느라 정신없으신 기관장님과 잠시 놀러오신 기관장님 딸께
초코파이를 하나씩 큰맘먹고 드렸다.
방을 비워주고 냉장고를 비워주시는데 초코파이하나 큰맘먹고 드리는 이기적인 봉사단원.
일이 좀 마무리되가시는 듯 하여 기관장님께 선물을 드렸더니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런거 필요 없다. 넌 내 딸이고 난 네 엄마다. 선물은 아주 고맙지만 이런거 안줘도 넌 나의 딸이다."
오 마이 갓.........
내가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내가 받을 당연한 권리라고 말씀하시는 기관장님.
좋다ㅡ. 모로코에서 엄마는 조르 기관장님.
이 외로운 시골마을에서 난 하루아침에 엄마가 생겨버렸다.
사랑받으면 이뻐진다고 했다.
비록 하루하루 거울속에서 발견하는 주름을 보며 인생 다끝난 마냥 되돌릴 수 없음에 탄식하지만
한없이 채워주려 하는 사랑속에 마음만큼은 이뻐진다.
내면이 아름다워지는 곳 모로코의 작은 마을 시디무사 벤 알리
그리고..깔깔이를 입고 외출을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곳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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