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초수업만 하다보니 당연 지루할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왜냐면.... 나도 빨리 진도나가서 재미진 수업을 하고싶었으니..ㅋㅋㅋ
기초가 탄탄해야 나머지 수업들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기에
지겨워도 차근차근
잘 따라해주시는 제자분들에게 힘입어 하루하루 지내는 요즘이다.
B반 수업
각 반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다 ㅎㅎ
B반 반장이 드디어 4B연필을 찾아오셨다 ㅎㅎ
안그래도 이 연필 찾느라 나도 발품팔아 고생했는데 결국 포기했었다;;;;
제자분이 이렇게 찾아와주시니
그저 감사하고 기쁠따름 ㅎㅎ
예쁘게 연필을 깎아주시고
진도를 나가기 시작 ㅎㅎ
역시나 명도단계를 재해석해서 단계별로 나누는것을 다시 고치는 시간 ㅎㅎ
이렇게 하지 말아줘요,,,를
무한 무한 다시 재반복 설명......
을 하고 수업을 이어가는데
유난히 한 제자가 기분도 너무 안좋아보이고 의욕도 없어보이는 거다 ..ㅜ
사실 B반 수업은 요즘 힘에 부쳤다..ㅜ
이 알수 없는 무언가의 공기.
분명 하고싶어하시지만 의욕없는 뭔가 오묘한 분위기...
특이 그 제자가 유난히 더 그랬었다 ㅜ
근데 이날따라 좀 많이 심각한것이다.
아무래도 수업에 지장이 있을것같아서
"많이 아파??"
라고 물어봤다.
너무 많이 아프면 집에 가서 쉬고 다음시간에 보자고 하려했다.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사색이 되더니
슬며시 눈물을 보이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이다.. 헉.
왜그러냐고 물을 틈이 없었다;;;
분명 사춘기의 반항이 아니었으므로..
B반 반장이 나에게 말해주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어"
헉
......................
...
순간 아무말도 못하고 얼어버렸다.
아무생각도 안났고
숨이 턱 막혀버렸다.
눈앞이 깜깜해졌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는
몇몇 아주머니들의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
침울한 교실
이어서 수업하기엔
나도 너무 슬펐다......
그리고 이것이 B반의 요 몇주간의 알수없는 묘한 분위기의 원인이었을까 싶어서
미안해졌다..
말을 알아들을수 없고
굳이 나에게 말하지 않아도 될 문제이다.
무거운 마음이지만 자리를 지켜주었을 것인데
난 힘에 부치다고 내심 힘들어 했었다.
알수없는 복잡함.
이건 내가 속으로 힘들어했던것의 미안함때문일듯...
B반 제자분들에게
오늘 남은시간 꿀시 쉬고 맛있는거 먹을까?
하고 한 아주머니에게 케익을 사러 같이 가자고 했다.
그 아이가 뭘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케익집에서 제일 싼거를 고르시는거다 ㅜㅜ
난 그냥 말없이 거기서 제일 맛있어보이는
그리고 하트모양의 케익을 샀다.
힘들다고 생각해서 미안 ㅜㅜ
돕겠다는 사람이.. 역시 내가 먼저인가보다..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힘든거에 집중하고 있었다.
수업을 중단하고 기쁘게(?) 화제전환.
눈물은 닦고,
나머지 시간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보아요 ^ㅡ^
그 이전것을 내가 물어봐서 무엇하리..
그저 이렇게 기분풀고 힘내라고 자그마한 음식을 사주는것말고는
내가 할수있는게 없었다.
그 아이에게 먼저 먹으라고 했더니
한수저 퍼서 내 입에 먼저 주는데 ㅜㅜㅜㅜ
흑 ㅜ
고마웠다 ㅜㅜㅜㅜㅜㅜ
그리고 난 그아이의 웃는 모습을 그날 처음 보았다..
그리고 기관의 온 사람들과 함께 맛나게 먹기 ㅎ
그냥 케익인줄 알았는데 아이스크림 케익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역시 비싼게 맛있군.
맛나게 먹고
일부러 재미난 얘기 하려고
난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했다.
"남자친구 있어?"
"모로코 남자들은 나빠"
"집에가면 뭐해?"
"음식은 뭐먹어??"
부모님과 가족이야기 외에 할 얘기가 이리도 없었던가 ㅜㅜ
일부러 웃으라고 내 얘기 하면서 웃겼던 애피소드들만 줄구장창 나열했다;;;;
슬슬 머리가 어질 어질;;;;;;;;
왜냐면 말을 잘 못해서 정말 필요한 이야기 외에는
사적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기때문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도 말을 많이 했더니 어지러웠다 ㅋㅋㅋㅋ
게다가 뭐가 재밌을까.. 하며 이리저리 생각해내느라 ㅋㅋㅋㅋㅋㅋㅋ
신나게 이야기를 마구마구 하는데
한 제자가 헤나를 꺼내서 내손에 이렇게 ㅎㅎㅎㅎㅎㅎㅎㅎ
전에 했던 해나 슬슬 없어져가고
난 다시 새롭게 다른 헤나가 ㅎㅎㅎㅎ
이리저리 뭘 말해야 하나 생각해보며 애쓰는게 안타까웠나..?ㅎㅎ
덕분에 자연스럽게 화제가 전환되어
난 또 신기한 얼굴로 헤나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예기치 않은 선물 ㅎ
이쁘다아 ㅎㅎ ^ㅡ^
수업도중 쿵! 하고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고
눈앞이 캄캄해졌었다.
그 아이는 나보다 훨씬 어리다. 아마 10대 후반이거나 20대 초반일듯.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는 이아이 연령대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너무 어리다........
그리고 난 횡설 수설 하며 케익과 함께 애써 화제전환을 하고 초첨없는 말을 반복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난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이상하다.
슬퍼야 하는데....
마음이 따뜻하다.
왜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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