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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2012-14. from Maroc/Just my thinking ■ Morocco

제목없음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난 다시돌아온지 6개월이 지났다.

 

 

이전것은 다 버리고 다시시작한지 6개월

 

...

 

그동안 정말 원없이 울었다.
이따금씩 밤새 또르륵 흘린 눈물

그 눈물로 배운것이 정말 많다.

 


부모님의 알수없이 간절한 사랑.
타인의 행복을 바랄때 느끼는 더 큰 행복
심지어 실천할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더할나위 없다는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살아있다는 감사함.

 

내 세포하나하나가 움직이는것이 아니라
움직여 주시는 것이라는 것
나의 의지로 할 수 없다는 것.
뼈와 살을 만들어 주신 것이라는 것..

 

처음 출국할때는 부푼마음과 기대였다면
다시 출국할때는 그저 감사였다.

 

내가 하는것이 아니라는 철저한 깨달음의 시간..

 

나에게 모로코는 어떤의미일까....

 

굳이 다시 찾은 이곳에서 난 다시 회복하고 싶었다.
가슴깊이 파고 들어와 좀처럼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크나큰 못
이 쇳덩어리를 나에게 박아버린 모로코에게 뽑아달라고 하고 싶었다.

뽑을 수 없다면 박혀버린 못으로 아파하는 나에게
행복이라는 진통제를 놓아주길 바랬다.

 

한국에서 어쩜 그리 이 모로코가 생각이 났는지..
시디무사의 기관장님과 아이들이 눈앞을 떠나가지 않는지..

우격다짐으로 다시 돌아와 그토록 바랬던 시디무사로 돌아갔지만
너무 열악한 나머지 집이없어 임지가 변경되버렸기 때문에 아직도 가슴 한켠에는 늘 미안하다..

 

지금 나에게 모로코는 눈물이다.
처음엔 아파하며 흘린 눈물
다음엔 감사하며 흘린 눈물

그리고 현재,
'함께'라는 단어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기쁨의 눈물..

 

나 혼자서 애써 살아보려고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함께 공존할때 너와 내가 서로 빛이 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는 모로코.

 

나 혼자서 수업하겠다고 떠들어대도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따라해주는 제자가없으면 곤란하다.

나 혼자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아둥바둥 일하겠다고 왔다리 갔다리 해도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수업환경 미리 체크하고 마련해주시는 기관장님 없으면 곤란하다.

 

내가 잘 할수 있는것은
나에게 잘하도록 받쳐주는 내 주위의 사람때문이다.
내가 해서가 아니라
이들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큰 못이 없었다면 어쩌면 난 끝까지 착각 속에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사람에겐 저마다 알맞은 시련이 주어진다고 한다.
나에게 이 못은 어쩌면 작은 가시인데
현미경으로 가시만 확대해서 보니 큰 못으로 착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뽑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모로코가 환각제가 되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삶속에 지나쳐 버렸던 큰 깨달음들.
나머지 일년 남짓의 시간동안 모로코의 의미는 또 어떻게 변할까..

 

애증의 모로코
그리고 감사의 모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