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도착한지 딱 일주일이 지났다.
모로코에서의 2년이 우스울 만큼
변한게 하나도 없는 2년전 그대로의 내 주변을 두 눈으로 보니
참 묘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또 자세히 보면
그 안에는 조금씩 많이 변해 있다.
더욱 진화된 스마트폰,
더욱 아담해 지신 우리 할머니..
나도 그렇다.
겉으론 크게 변한게 없는데
(살 좀 찐거 말고는...)
내 안은 참 많이 변했다.
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
내 주변을 바라보는 깊이.
나 홀로 타지생활
이전보다는 조금은 더 넓고 깊어질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앞으로 더욱 깊어질 방법을 찾아온 시간.
이 시간들이 나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나에게는 참 의미있고 뜻 깊었던 시간이었음은 맞기는 한데..
그렇게 잘 다녀왔다고 하며
두 발을 딛고 서있는 한국의 공기가 약간은 을씨년 스럽다.
이상하게 무언가 적응이 안되
마치 쳇바퀴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어쩜 군필자들의 느낌이 혹여 이렇지는 않을지 ..ㅜ)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가 날 깨워주고있고
꿈인가 하다가 정신차리면 정말 가족이 내 눈앞에 있는게 신기하고
심지어 식탁에는 끼니마다 배추김치가 존재한다. 아주 빛나도록 말이다.
거리에 나가면 바삐 다니는 인파속에서 마음놓고 걸어다닐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한국 드라마는 내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돌아가며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에게 마음먹고 약속 잡을 수 있다.
하나하나 적어가기에도 벅찰 만큼
내 삶의 당연한 것들이 너무 신기하고 꿈만같은 한국의 새로운 출발.
부정적인게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외계에 있다 홀로 떨어진 느낌도 들고
내 눈앞의 행복이 현실이 맞나 싶다 ㅎㅎㅎㅎ
좋은데 어리벙벙 하고
좋은데 현실같지 않고
좋은데 내것같지 않은
이.. 이상한 느낌이 일주일이 지나도 별 차이가 없음은..
그래도 2년동안 모로코에서 그들과 잘 어울려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하며 위안삼고 있다.
실제로 모로코 친구들과 대화의 대부분이.
"은티 마케인쉬..."(너 없어,...)
이거다,,
모로코에선 부모님이 그렇게 보고싶어도 못보는 현실에 가끔씩 놀랬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이젠 모로코 지인들을 만날 수 없음에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그래도 대학에 다니는 모로코 이쁜이들은 페이스북으로 대화가 가능하기라도 한데,
나의 제자들은..ㅜㅜ 집에 컴퓨터도 없고 소셜을 활용할줄 모른다 ㅜㅜ
연락이라도 원할히 잘 되면 참 좋으련만.......
이렇게 난 한국에 도착하며
고작 2년동안의 모로코에게 향수를 느끼고 있다.
모로코 이쁜이들....
"라바스??" Lavass??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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