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모로코 인사는 이랬다.
인터넷 해지를 하러 갔더니..
9월 10월 돈을 또 내라는 것이었다.. ㅜㅜ
전산망에 기록이 없다며..
따지고 또 따져물어도
막달이니 뭐 문제 있겠냐며 상큼하게 영수증 버린 내잘못이었다.
아오오ㅜㅜ 그 아저씨 내 인터넷 비 홀랑 바지 주머니에 넣으셨다.. ㅡㅡ^
결국 계산 해놓은 비상금보다도 훨씬 더 지불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고 ㅜㅜ
돈이 없어져 버린 나는
그 돈을 메꾸기 위해 집에 있는 짐 일부를 길에 나가 팔고 ㅋㅋㅋㅋ
팔다가 갑자기 쏟아져 버리는 비때문에 철수하며
마지막 인사가 참.. 정말 안녕이구나 했다.
그시간 아마 혼자였다면
그간의 수많은 일들을 다 합해서 이 일에 함께 퍼부으며
땅바닥에 앉아 꺼이꺼이 울었을지도 모른다.
택시비도 없어서 20분여 거리를 비를 쫄딱 맞고
낑낑거리며 짐들을 들고 처량하게 동료와 함께 걸어가는데
"따르릉" 전화가 왔다.
"윤영. 나 너 가기 전에 전화하고 싶었어.
나 눈 수술했어.
그리고 많이 미안했어...
잘 가고 한국가서 엄마아빠에게도 안부 전해줘
잘가
미안해
또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안녕.. 고마워.. 안녕..."
기관장님이었다. 사실 마지막에 참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있어서
정떼려나 했는데...
그 전화 한마디에
내 얼굴엔 빗물과 눈물이 적당히 섞여 온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다행이었다. 아무도 내가 우는지 모르니 맘껏 그냥 흘릴 수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날의 서운함을 따스함으로 다시 덮었던 마지막 저녁날.
요 며칠 전부터 기관장의 이 전화목소리가 문득 문득 회상되면서
미운정이 이리도 무서웠던가 하고있다.
백내장 수술은 잘 되었는지..
요즘은 혼자 외롭지 않는지..
항시 단원이 있던 기관의 분위기에서(아마도 6년정도 쭉 있었을 것으로 예상됨)
갑자기 드러나는 빈 자리를 보며
겉으론 괜찮아! 하고 집에가서는 홀로 수많은 생각으로 외로워 하진 않을지..
일주일 후면 귀로가 끝이나고 한국으로 가는데,
분명 난 그시간을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했던 그 여인들이 내 옆에 없으니
벌써부터 모로코의 그 수 많은 시간들이
꿈속의 일만 같아 마치 영화한편 보고 난 후의 느낌이다.
그러다가 또 하나하나 세세히 되짚어보면
가슴이 참 뜨거워진다.
내 생애의 가장 큰 선물 모로코의 2년.
모로코의 나의 오후.
수업을 하며 이들에게 인생을 배우고
사랑을 배웠던 시간.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위해 찾아갔던 곳에서
오히려 그들의 수호를 받으며 전적으로 보호를 받았던 2년.
나를 내려놓는 방법을 배웠던 시간.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지혜를 서로 배웠던 시간.
내가 먼저 아름다워지고 그 아름다움을 흘리는 방법을 눈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
그런데 그 자리를 떠나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했던가;
이전의 나로 돌아가있는 내모습을 조금씩 발견하게 되는듯.
그안에서 그곳에서만
그들 안에서만 사랑이 가득한 내가 아니라
이들에게 배운 사랑을 내 삶의 일부로 만드는 연습의 시간을
모로코 이후, 삶의 목표중 한 자리에 넣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억은 일종의 만남이다<칼린 지브란>
나와 만났던 모로코의 모든 인연들에게 배웠던 수많은 값진 보물들.
이것들을 한국으로 돌아가면
하나하나 되짚고 나에게 적용하는 시간이 되어보아야 겠다는 오늘의 다짐.
헤어졌지만 가슴속의 영원한 인연들. 긴 꿈을 가슴에 품게 되어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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